[성동저널] '노인 시대' '백세 시대' 등 말이 많은데, 장수 국가로 접어들었음을 반증합니다.
地空師(지공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풀어쓰면 ''지하철 공짜로 타는 사람'입니다. 굳이 남. 여를 구분하여 고급스럽게 표현하면 남자는 地空禪師(지공선사)라 하고, 여자는 地空女史(지공여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만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우대하는 지하철 무료 승차의 복지혜택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하니 어쩌면 큰 복을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도 이에 해당하는 나이이니 좋아해야 할지, 아님 세월의 무심함을 탓해야 할지 아리송합니다.
'노인네'는 그냥 세월이 흘러 늙은 사람이고 '어르신'은 존경 받는 사람을 말합니다.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젊은이들이 다소 귀찮게 여기는 '노인네' 소리를 듣고 사느냐, '어르신'으로 존경받고 사느냐의 선택지는 본인 앞에 놓여 있으니 스스로 택해야 합니다.
6학년 5반을 훌쩍 넘어 '어르신'으로 대접받고 살려면 스스로 지켜야 할 수칙이 있습니다.
나이를 먹은 만큼 자신의 고집을 버리고, 아랫사람을 배려하고 폭넓게 아량을 베풀 줄 알아야 하며 더 나아가 봉사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경험으로 무언가를 이미 알고 있다 하더라도 절대 겸손을 유지해야 하며, 젊은 사람보다 굳이 앞서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배움의 끝은 없으니 탐구 정신을 버리지 말고 활발하게 활동하여야 합니다.
경제활동이 없다고 은근히 공짜를 바라지 말고 '내 돈 내 산(내 돈 내고 내가 산다)'의 정신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평소에도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이어가며 젊고 건전한 사고방식을 가져야 합니다.
특히, 특이한 노인 냄새나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도록 평상시에도 매일 샤워하고 옷도 자주 갈아 입어 청결함을 유지하여야 합니다.
아울러, 행색이 구질구질해 보이지 않도록 머릿결을 잘 빗고 옷차림도 깔끔하게 차려입어야 하며, 더 나아가 아랫 사람과 어울릴 때 뭔가를 챙겨주기를 바라지 말고, 자발적으로 움직여 본인 스스로 하여야 합니다.
이렇듯 '어르신'으로 대접받고 산다는 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노인네' 소리를 듣고 살겠습니까? 아니면 '어르신'으로 존중 받고 살겠습니까?
'어르신'은 지하철을 타더라도 남달라야 합니다. 지공사가 되어 공짜라고 시도때도 없이 지하철을 이용하시면 안 됩니다.
특히, 출. 퇴근 시간은 삼가야 합니다. 혼잡한 출. 퇴근 시간에 많은 젊은 사람들 틈에 끼어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것은 큰 실례입니다.
앉아있는 젊은 사람 앞에서 좌석 양보하기를 바라며 무언의 신호를 보내는 것도 안 됩니다.
혹, '교통 약자석(노인석)'에 앉아서 졸더라도 가끔 실눈을 뜨고 자기 앞을 한번 쯤 살펴보기 바랍니다. 나보다 훨씬 더 나이 드신 분이 서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나, 젊은 사람이 '교통 약자석'에 앉아 있더라도 가재눈으로 쳐다보며 홀기면 안됩니다.
진짜 피곤해서 잠시 앉아 있을 수도 있는 거니까요. '교통 약자석'에 앉아서 옆 사람과 과거의 화려했던 경력을 자랑삼아 떠벌려도 안됩니다.
그냥 구질구질하여 더 없어 보일 뿐입니다. 게다가 큰 소리로 얘기하는 것은 추태입니다.
이렇듯 같은 지공사라 해도 그냥 세월이 흘러 '노인네'로 늙어 가느냐 아님, 품격 있는 '어르신'이 되느냐의 선택은 오직 본인 하기 나름에 달려 있습니다.
어설픈 '노인네'들이나 나이 먹은 것을 마치 무슨 계급장인양 호기부리는 것이지, '어르신'은 절대로 나이 먹은 것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매사 지혜로운 처신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뭇 사람들에게 원로로써 존경받으며 대우를 받는 것 아닙니까?
그럼에도 상대의 기분은 전혀 고려치 않고 한 두어 살 더 먹었다고 마치 벼슬하는 것처럼 막말하는 사람의 행태는 그냥 늙어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인네' '노친네' '늙은이' 소리를 듣는거잖아요. 이런 사람은 '어르신' 대접받기를 포기하셔야 합니다.
'어르신'은 성품이 곱고 아름답습니다. '어르신'의 태도는 품격이 있습니다. '어르신'의 말투에는 정감이 묻어납니다. 무엇보다도, '어르신'은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합니다. 멋진 '어르신들' 오늘도 힘찬 활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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