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避暑(피서)는 어디로 갈 것인가?’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避暑(피서)는 어디로 갈 것인가?’
  • 성동저널
  • 승인 2024.08.09 13: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위원

성동저널 = 일상 업무 속에서 힘들고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것이 바로 휴가입니다.

휴가의 종류에는 연차, 병가, 출산휴가, 육아휴가, 특별휴가, 포상휴가, 경조휴가, 생리휴가 가족 돌봄 휴가, 여름휴가 등등 많기도 합니다.

여름 휴가에 대해 잠깐 언급하면, 피서의 목적으로 휴양을 위해 시원한 산과 바다로 떠나는 것을 의미하는데, 불어로 잘 알려진 '바캉스(vacance)'라고도 합니다. 원래 '바캉스(vacance)'는 '그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요즘은 시설이 좋은 호텔을 며칠간 세를 내어 시원한 에어컨과 함께 잘 먹고 잘 지내는 '호캉스(호텔+바캉스)' 족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원정 휴양지로는 '멕시코 칸쿤', '몰디브', '인도네시아 발리'를 많이 찾는다고 하니 격세지감입니다.

아무튼, 우리 서민들이야 가족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원한 계곡을 많이 찾는데요,

여기서 잠깐 좀 생뚱맞지만 중국이 자랑하는 성현 孔子(공자)의 이야기를 잠시 할까 합니다.

물론, 피서를 목적으로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일찍이 공자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知者樂水 仁者樂山(지자요수 인자요산) ‘슬기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말은 知者動 仁者靜(지자동 인자정) 슬기로운 사람은 움직이고, 어진 사람은 고요하다.

다시 말해, 슬기로운 사람은 지혜로와 항상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쉬지 않고 흐르는 물에 비유한 반면에, 어진 사람은 심지가 곧고 한 곳에 집중하니 제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산을 좋아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말하길, 知者樂 仁者壽(지자락 인자수) 슬기로운 사람은 즐거워하고 어진 사람은 오래 산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슬기로운 사람은 늘 지혜를 쫓고자 항상 머리를 쓰므로 다양한 방면으로 지식과 견문이 넓어지니 자연스럽게 세상의 만물을 즐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仁者壽(인자수)의 어진 사람은 남과 대립하여 싸우려 하지 않고 우선으로 화합하려 하니 어떠한 위험에 빠질 염려가 적어 그만큼 오래 살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知者樂(지자락)의 즐거움은 적극적으로 세상 밖의 모든 변화를 다스리는 데서 오는 즐거움을 찾는다거나, 꾸준히 배우고 닦아 자신의 인성을 완성하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仁者壽(인자수)도 어진 사람이라 해서 단순히 오래 산다기보다는 어진 사람은 마음가짐이 안정되어 있어 흔들림 없이 고요하며 떳떳함을 품고 있으니 오래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여름 휴가와는 좀 어긋난 이야기지만, 산과 바다나 유명 관광지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기에, 산과 바다에 대해 약간의 썰 풀었습니다.

사실 먹고 살기에 팍팍한 옛날에는 휴가란 부유층에서나 있을 법한 것으로 인식되어 우리 서민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었죠.

어쨌든, 여름 휴가는 피서가 궁극적인 목적이기에 시원한 곳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은 것이니, 산이 좋다거나 바다가 좋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논쟁의 대상도 아닐뿐더러, 굳이 내로라하는 유명한 곳을 찾아 다닐 이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저 산과 바다의 경치를 즐기면서 온갖 찌들고 멍든 심신을 어루만지며 자연을 벗 삼아 더위를 피 할 수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머릿속에 신선한 공기를 주입하고 새로운 활력이 되는 원기를 얻으면 그것이 바로 재충전의 목적을 달성하는 피서의 근본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여름철 휴가를 무턱대고 갖는 것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바다를 찾고 인자한 사람이 되어 산을 찾고, 지혜롭고 인자함을 겸비하여 樂山樂水(요산요수)하는 삶의 의미를 한 번쯤 생각하면서 피서를 즐기면 그야말로 '꿩 먹고 알 먹고'이지 않습니까?

다시 말해, 여름철 휴가란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다듬고 재충전하는 것이 본래의 목적입니다.

따라서 용렬한 제 소견으로는 유명한 곳을 자랑삼아 가야 할 이유도 없고 굳이 외화를 낭비하며 번잡스럽게 국외로 가야 할 이유 또한 없다고 봅니다.

휴가지란 모름지기 내 마음의 안식처가 가장 좋은 곳입니다.

  • 성동저널은 언제나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전화 02-2299-7770
  • ▶ 이메일 press@seongdongnews.com
  • ▶ 카카오톡 @성동저널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