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저널] ‘플러팅(flirting)’의 원래의 뜻은 여자 어린아이가 남자아이를 희롱할 때 쓰였다고 하는데,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유혹하기 위한 행위나 또는 사귐을 목적으로 다가서는 행동이나, 주고받는 수작 등을 통틀어 '플러팅(flirting)'이라고 합니다.
즉, 상대에게 '로맨틱'한 관심을 보이는 것인데 상대방과 대화, 제스처, 표정, 은근한 추파 등등 여러 가지 접근 방식으로 호감을 주고받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서로 호감을 가지고는 있으나 아직은 정식으로 사귀기 전의 앞 단계로 상대를 유혹하기 위한 전략으로, 서로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가벼운 성적인 농담이나, 낚싯밥 던지듯 넌지시 의향을 찔러보는 행위나 그에 합당한 유사한 행위들 모두 ‘플러팅’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용기가 없어 주저주저하던 사람도 적당히 술을 마시고 약간의 취기에 플러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酬酌(수작)이란 말을 씁니다.
여기서 酬(수)는 잔을 돌리다, 권하다, 갚다 등의 뜻으로 쓰이고 酌(작)은 술 부을 작, 마실 작 등의 뜻으로 쓰입니다. 따라서 상대와 잔을 주고받으며 술을 마시는 酬酌(수작)이라고 합니다.
조선 시대 말에 전국을 돌며 물건을 파는 도붓장수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최고의 요깃거리는 바로 막걸리인데요, 소반 위의 막걸리 주안상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시장을 돌면서 객고를 풀기 위해 허름한 주막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막걸리를 마시다가 떡칠한 분냄새가 물씬 풍길 듯 한 주모의 엉덩이를 '쓰담 쓰담'하면서 "이봐! 주모도 한잔하시게!" 하면서 은근히 추파를 던지면 주모는 그다지 싫은 내색 않고 응대합니다.
"허튼 수작 부릴 생각 말고 술이나 마셔요!" 즉, 수작은 잔을 돌리며 술을 권하는 것이니, '친하게 지내 보자!'라는 뜻일게고, 주모의 말은 '같이 앉아 마실 생각 없으니 너희끼리 마시라'는 일종의 거부 표시인 셈입니다.
참고로, 술 문화에서 나온 몇 가지 단어가 있는데, 斟酌(짐작)이란 말을 많이 씁니다. 斟(짐)은 주저하다, 머뭇거리다의 뜻입니다.
옛날에는 술이 도자기 병으로 나오는데 도자기 병에 술이 담기면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병을 어느 정도 기울어야 술이 나올지 모르니까 주저주저하며 술을 따랐다고 해서 나온 말입니다.
酌定(작정)이란 단어도 술 문화에서 나왔습니다. 무슨 일을 할 때, 어떻게 할 것인지 생각하고
미리 정한 대로 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酌定(작정)의 원래의 뜻은, 잔을 가득 채워 따를 것인지 반 잔을 따를 것인지 미리 술잔에 따를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無酌定(무작정)이란 말도 생긴 것입니다. 無酌定(무작정) 술을 따르면 잔이 넘쳐 흐르니,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무례한 짓이 됩니다.
그래서 매사 無酌定(무작정)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 할 수 없습니다.
"알았어! 그런 경우는 내가 參酌(참작)할게"의 參酌(참작)도 술 문화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參(참)은 참여하다, 헤아리다의 뜻이 있습니다. 즉, 술을 따를 때 상대의 주량을 헤아려 알맞게 따라주는 것을 參酌(참작)이라고 합니다.
아무튼,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이성에게 수작을 하는 것은 괜찮을듯합니다. 다만, 요즘은 성범죄가 만연하니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성폭력, 성희롱, 성추행 등등 날이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습니다.
성희롱은 한 마디로 성적인 괴롭힘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진심을 담은 '플러팅'이 아니고 성적으로 실없이 상대를 놀리는 것은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마음에도 없는 심한 농담은 조심해야 합니다.
어쨌든, 누군가에게 '로맨틱(romantic)'한 관심을 보이고 싶은 분은 '플러팅' 하시기 바랍니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받고 싶거나, 누군가에게 호감을 주고 싶은 분은, 상대가 기분 상하지 않도록 수작 하십시오. 건전한 만남을 위한 진솔한 '플러팅'은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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