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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눈엣가시' 같은 사람
[기고] 정진성의 감성을 깨우다... '눈엣가시' 같은 사람
  • 성동저널
  • 승인 2024.07.18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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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정진성 성동저널 편집자문 위원

성동저널 = 살다 보면 내가 주는 것도 없고, 피해를 입은 것도 없는데 괜히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하는 짓도 싫고, 꼴 보기도 역겹고, 어쩌다 마주대하는 것조차도 싫은 미운 사람을 우리는 '눈엣가시'라고 말합니다.

살갗에 가시가 박혀도 고통스러운데 눈에 가시가 박혀 있다면 가히 상상할수도 없겠죠. 그러한 '눈엣가시'처럼 미운 사람은 유난히 미운 짓만 골라 하기 마련이니 정말로 마주 대하기가 힘들 것입니다.

눈에 박힌 못이라는 뜻을 가진 眼中之釘(안중지정)이란 말이 있습니다. 유래를 잠깐 살펴보면, 중국의 송주라는 지역에 악명 높은 '趙在禮(조재례)' 이야기입니다.

그는 당 나라가 망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조정의 관리들에게 뇌물을 바쳐 출세가도를 달린 인물입니다. 물론, 뇌물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서 얻어낸 결과물입니다.

그는 처세술이 능하기도 하지만, 백성의 고혈을 빨아 먹는 탐관오리였습니다. 백성이 더는 버티기 힘들어하던 차에 그가 영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송주 사람들이 모두 손뼉 치며 좋아했다고 합니다.

즉, "눈에 박힌 못이 빠졌으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말이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밉게 보면 한없이 미운 법인데. 이러한 趙在禮(조재례)가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하니 송주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던 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趙在禮(조재례)의 영전이 좋은 게 아니라 '눈엣가시'가 빠지니 손뼉 치며 좋아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이 趙在禮(조재례)에게 알려지자,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나듯이 영전이 되었으면 가야 할 듯한데 일부러 송주에 1년만 더 근무하겠다고 조정에 청원을 넣고는 보란 듯이 1년을 더 머물렀습니다.

趙在禮(조재례)는 1년을 더 머무는 동안 억하심정으로 '눈엣가시'를 빼는 특별세를 걷겠다며, 일명 '눈엣가시'를 빼는 拔釘錢(발정전)이라고 하여 뇌물과 세금을 거두었으니 백성이 감내해야 할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趙在禮(조재례)가 1년 동안 고혈를 빨아 당시의 돈으로 백만 냥이 넘는 돈을 모았다고 하니, 고을 백성에게 얼마나 많은 세금을 갈취했는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눈엣가시' 같은 사람은, 이렇게 명백하게 잘못을 하여 그에 합당한 질책이 따르는 경우를 말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냥 이유 없이 미운 사람이 있습니다. 옛말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말이 실감 나듯이 뒤통수만 봐도 밉고, 목소리조차도 듣기 싫고, 그사람 얼굴과 행태를 볼수록 역겹습니다.

사람의 심리가 '밉다 밉다 하면 더 미운 짓만 골라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슨 얘기를 해도 곱지 않고, 무슨 행동을 해도 얄밉게 보이니 분명 문제가 있는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어느 조직이나 공동체이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미운 사람은 있습니다. 그래서 그 미운 가시 때문에 상처도 받고 마음도 아파하고 스트레스(Stress)도 받습니다.

그래서 그 가시가 사라지면 괜찮을 것 같아서 뽑아버리고 내쫓아버리고 뭉개버리면 좋을 것 같지만, 또 다른 가시가 생겨나 먼저 가시보다 더 큰 가시 노릇을 하니 인생사가 고달픈 것입니다.

증오는 마음속에서 일렁인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깨우쳐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대개가 눈엣가시는 상대에게 원인이 있기 전에 내 마음속에 일렁이는 증오가 문제인 것입니다.

따라서 그 증오가 싹트는 마음을 다스려 어떤 공동체 안에 있는 눈엣가시는, 그냥 그 가시도 공동체의 일부분임을 깨끗이 인정하고 다스리면 미운 감정을 어느 정도 추스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도저히 박힌 가시를 도려낼 수 없는 상황이라면 차라리 부처 같은 마음으로 가시도 내 몸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품고 다스리고 더불어 살다 보면,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생겨나니, 어쩌면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일 수 있습니다. 멋진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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